어떤 분들이 평창올림픽 반대연대에서 활동하고 계십니까? 이 곳에서 활동하시고 계신 분들은 어떻게만나 조직을 구성하게 되신 건가요?
이전부터 소수자 권리, 생태, 도시 문제 등에 함께 연대해 온 동아시아 에코토피아, 리슨투더시티, 인포숍 카페별꼴 등의 그룹과 여러 개인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평창올림픽 개최가 확정된 2009년부터 올림픽 개최의 본질적인 문제, 한국에서 예상되는 문제, 특히 광범위한 환경파괴에 대한 문제의식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2014년에 500년 동안 보호되어 온 가리왕산의 벌목이 본격화되면서 답사와 모니터링을 시작했고, 2017년부터 보다 구체적인 문제제기를 시작했습니다. 올림픽이 개최되는 강원도를 비롯한 각 지역의 커뮤니티와 소통하며 올림픽 문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는 네트워크를 형성했습니다. 특히 평창올림픽 개최지 중 하나인 강릉 지역의 녹색당과 시민모니터링단과 긴밀히 협력해왔습니다.
평창올림픽반대연대의사회 정치적인 관점을어떻게표현하시겠습니까?
우리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올림픽의 문제는 크게 다섯 가지입니다. 첫째는 국가주의와 승자독식의 가치를 강화하는 문제, 둘째는 민주적 의사소통의 부재, 셋째는 광범위한 공적자원의 남용, 넷째는 서식지 파괴를 통한 이윤 취득의 부당함, 다섯째는 소수자 권리와 젠더및 인권의 문제입니다. 올림픽은 그 시작부터가 우생학적이고 인종주의적인 가치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과도한 경쟁과 승자독식의 가치를 강화하고 국가주의를 부추기는 올림픽은 이제 사라져야할 지난 시대의 잔재일 뿐입니다. 평창올림픽이 개최된 강원도는 오랫동안 공공정책과 경제적 측면에서 소외되어온 지역입니다. 또한 한국은 북한과의 갈등, 그리고 강대국 사이의 분쟁으로 인한 깊은 사회적 갈등이 있어왔습니다.
정치인들, 부동산 투자자들, 소수의 대기업들이 올림픽을 내세워 소외된 지역 주민의 발전에 대한 열망과 사회적 갈등 해소의 욕구를 자신의 이익으로 치환시키고자 하는 행위에 단호한 반대의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지역과 한국이 겪고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민주적 의사소통과 책임있는 공공영역의 운용, 장기적인 미래에 대한 전망이 적절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올림픽은 이러한 문제 해 결의 걸림돌이 될 뿐입니다. 또한 우리는 올림픽으로 강화되는 젠더 및 정상성의 이분법적 논리와 체육계의 구조적 모순및 폭력에 대해서도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논의를 지속해오고 있습니다. 최근 빙상 종목 선수들이 성폭행과 상시적 폭력, 또 이를 묵과하는 체육계의 문제에 대해 고발해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체육계의 만연한 폭력에 반대하며, 이에 대한 논의를 더욱 확장시키고자 합니다.
개발과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에대한전반적인생각은무엇입니까?
한국의 개발사업은 1970년대까지 독재정권이 중심이 되어 추진한 국가주도 개발사업에서 1986년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민간 사업자와 정부가 협력하여 도심개발을 추진하는 형태로 그 양상이 변화되어 왔습니다. 철거용역이라는 깡패집단이 동원되어 폭력을 통해 거주자를 쫓아내고 부동산 수익을 얻는 당시의 방식은 현재까지도 한국 개발사업의 주요한 동력이 되어오고 있습니다.
재개발의 문제는 대략 아래와 같은 문제를 생산해왔습니다:
1) 주택 공급 확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실수요자의 주택 보유 보다 임대수익 목적의 다주택 보유가 늘어나 심화된 불평등.
2) 도시 역사의 파괴.
3) 재개발에 반대하는 지주, 세입자, 일반 시민들은 개발 과정을 아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불투명하게 진행되는 재개발 절차.
4) 세입자 권리 보장 장치의 부재.
5) 해당 개발구역 구성원의 75% 이상이 동의하면 개발에 반대하는 지주 및 가옥주들의 토지와 건물도 강제수용하는 부당한 제도.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이 설립한 재개발 사업 조합 등 사적 조직에게도 강제수용의 권한을 부여하는 77개 이상의 강제수용법.
6) 동절기 및 야간에도 시행되는 용역 깡패를 동원한 폭력적인 강제철거 과정.
7) 심각한 환경 파괴.
평창올림픽반대연대는 한국의 여러 장소에서 지속불가능한 대규모 토목사업, 그리고 소규모 자영업자를 내쫓는 현상에 저항하고 대안을 만들어 온 사람들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우리는 무분별한 재개발, 젠트리피케이션, 댐건설, 해군기지건설, 원전 건설등의 문제를 현장에서 기록하고 공론화해 온 그룹으로 풀뿌리 저항 그룹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맥락에서 올림픽으로 인한 폭력적 개발과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왔습니다.
정치인들과개발업자들을대상으로운동을진행하셨습니까. 어떤전략을사용하셨나요?
1988년 서울올림픽의 개발 신화가 공고하고 2018년 평창올림픽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만연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우리의 1차적인 목표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올림픽 문제를 직시하고 올림픽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올림픽 신화에 비하여 잘알려지지 않은 올림픽 문제를 설명해내고 이에 대한 책임이 있는 정치인과 기업, 공적 주체등을 특정하여 알리고자 했습니다.
경찰의치안유지활동및감시에대해어떻게생각하십니까? 올림픽이이를어떻게악화시키고있습니까?
2016년, 대선개입과 민간인 사찰, 간첩사건 증거 조작 등의 권력 오남용으로 물의를 일으켜 온 국가정보원에 더 큰 권한을 부여하고 무분별한 감시와 개인정보수집이 가능하게 만드는 테러방지법이 제정되었습니다. 평창올림픽에 대한 보안을 총괄한 ‘평창올림픽 대테러안전대책본부’는 경찰과 군대, 국가정보원, 그리고 테러방지법에 의거해 설립된 대테러센터가 함께했습니다. 올림픽 개최 당시에 언론은, 특히 외신은 평창에서 소치나 리오와 같은 무장병력과 총을 보기는 어렵다며 ‘안전하고 평화로운 올림픽’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경기장과 주요 시설 근처에서는 총을 들고 군견을 동원한 무장병력과 장갑차, 무장헬기 등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개최기간 동안 매일 2만에서 6만명에 이르는 병력이 투입되었습니다..
2017년 4월에는 올림픽 보안을 명목으로 탑승자 사전확인제도가 전면 시행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언뜻 미국의 사전승객정보시스템(Advance Passenger Information System)과 유사하게 들리지만 차이가 있습니다. 사전승객정보시스템이 항공권을 발권한 뒤에 체크인하는 시점에서 탑승자 정보를 전송하는 것과 달리 탑승자 사전확인제도는 항공권을 구매하는 시점에서 승객 정보를 법무부에 의무적으로 전송해야 하며 출입국 관리소가 승인해야만 항공권을 발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출입국에 유례없이 강한 행정력을 부여하는 제도입니다. 승인의 기준 또한 매우 모호하여 정치적으로 오용되거나 난민 및 이주민의 사전 차단에 남용될 것이 우려됩니다.
한국에서 올림픽과 올림픽 위원회(IOC)는 어떻게 인식되고 있습니까?
올림픽을 공정한 스포츠 경쟁의 장이자 평화, 화합과 같은 범인류적 가치 실현의 장으로 평가하고, 올림픽위원회(IOC)를 공신력있는 국제기구로 보는 것이 한국 사회의 지배적인 인식입니다. 평창올림픽이 개최된 2018년은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 30주년이었기에 한 해 동안 많은 기념 행사가 열렸습니다. 80년대 말은 오랫동안 군부정권에 저항해온 민주화 운동과 시민운동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민주정부 수립의 기반이 마련되었던 시기였습니다. 따라서 폭력적이고 광범위한 개발사업과국가폭력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서울올림픽을 경제성장과 민주사회 도래의 상징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는 평창올림픽에 대한 긍정적인 대중인식에도 영향을 끼쳤으며, 2032년에 다시 올림픽을 개최하고자 하는 서울시의 입장에도 반영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평창올림픽에대한느낌을말씀해주십시오. 경찰의존재가강력하였습니까? 시설에대한접근성은어떠하였습니까? 올림픽기간동안국제적으로는알려지지않았으나지역사회에영향을미치는사건들이있었습니까? 그렇다면예를들어설명해주십시오.
개최기간 동안 평창올림픽 현장을 오가며, 올림픽이라는 행사가 우리가 생각했던것 보다도 훨씬 더지역 사회와 연결점이 없고 대중에게도 닫혀있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개회식, 폐회식이 개최된 주경기장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주요 지점들은 매우 광범위하게 차단되어 있습니다. 높은 펜스가 끝없이 이어져있는 길에는 군인과 경찰들이 보안태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무장병력 및 주요 보안장비에 대한 촬영은 즉각 제재받았습니다.
올림픽 개회식, 폐회식의 현장과 방송엔 수어통역도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장애인 활동가들과 함께 패럴림픽 개막식을 참석하러 가는 길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유도블럭이 없었고, 일부 출입구 및 이동경로에는 경사로도 없어서 휠체어 사용자가 자력으로 진입할 수 없었습니다. 개막식장 내부에 휠체어석은 매우 부족했으며, 그마저도 일부는 방송국 및 기자들이 점유하고 있어서 휠체어 이용자들은 접근할 수 없었습니다. 미리 주최 측에 연락을 취한 휠체어 사용자들도 차량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약없이 기다려야 했습니다. 패럴림픽 개최기간 동안 주요 지점을 오가는 교통수단으로 이용된 버스는 멀리 서울 지역에서 한시적으로 도입된 저상버스였습니다. 강원도 지역엔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현저히 부족합니다. 특히 휠체어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지역간 교통수단은 극히 일부의 고속철도 외에는 전무합니다.
강원도는 이미 2015년에 올림픽 개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복지예산을 우선 삭감했습니다. 우리는올림픽 및 패럴림픽 개최를 위해 들어간 예산의 일부만이라도 지역의 대중교통과 공공시설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투입되었으면 어떠했을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약14조원에 달하는 올림픽 예산의 상당부분은 올림픽 시설 및 도로 공사 등에 투입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일한 1000여명의 건설노동자들은 11억원에 달하는 체불임금을 지금까지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단체행동은 물론이고 가능한 모든 법적, 행정적 수단을 동원하고서도 임금을 받지못한 노동자들은 평창올림픽 개최기간 동안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올림픽 플라자 앞에서 단식농성에 나섰으나 시공사도, 강원도도, 올림픽조직위원회도 아무런응답이 없었습니다. 건설노동자들 뿐만 아니라 설비나 용역을 제공한 중소업체들, 셔틀버스를 운행한 버스 기사들도 수억원에 달하는 대금 및 임금을 받지 못하였고 아무도 이 문제를 책임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내에서도 잘알려지지 않은 올림픽 특구 문제도 있습니다. 올림픽 특별법에 근거하여 실제 올림픽 경기와는 전혀 무관한 강원도 곳곳의 11개 지역이 올림픽 특구로 지정되었습니다. 도립공원 및 각종 보존지역을 해제하고 대형 건설사와 투기 자본에 공적 자원을 점유할 특혜와 특권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올림픽은 끝났지만 올림픽 특구 개발사업은 2032년까지 계속될 예정입니다.
여러분은대중들이평창올림픽을어떻게기억 할것이라생각하십니까? 미국대부분의언론헤드라인들이평창이많은수익을 내었으므로 성공한 올림픽이라 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국 언론도 마찬가지로 평창올림픽이 흑자 올림픽이라는 것을 주요하게 보도했습니다. 강원도의 고질적인 경제난이 올림픽 개최를 통해 더욱 심각해진다는 지적이 이어져왔기에 경제적 효과가 더욱 강조되곤 했습니다. 하지만 지방정부에서 내놓은 보고서는 올림픽 시설과 사업의 상당부분이 중앙정부의 지출에 의존했다는 점을 언급하지 않습니다. IOC와 중앙정부의 재정평가는 올림픽 특별법에 기반해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입된 세금을 계산에서 누락시키는 의도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이 모든 계산에는 주요 시설의 소유 및 관리 책임을 지고 있는 강원도와 강원도개발공사의 재정악화에 따른 파급효과, 개최 이후누적되고 있는 거대 시설의 유지비, 훼손된 산림과 자연의 복구에 대한 비용이 빠져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올림픽의 경제적 효용에는 큰 관심이 없으며, 평화올림픽으로 평창올림픽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오래된 남북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올림픽 이후11년만에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지고, 최초의 북미정상회담까지 성사되면서 오랜 분쟁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는 기대가 고조되며, 성공적인 평화올림픽이라는 평가에 더욱 힘이 실렸습니다. 평창올림픽반대연대 역시 66년째 지속되어 오고 있는 정전협정이 하루빨리 종전으로 마무리되고 진정한 평화의 시대가 열리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소수의 권력자나 강대국의 이익에 기반한 합의로는 항구적인 평화를 이끌어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평창이비무장지대(DMZ)에상당히가까운데, 미군(과한국군)의존재가평창올림픽에어떤영향을미쳤으며, 활동가분들은이문제를어떻게다루고 계십니까? 만약올림픽 반대 연대와 반기지 운동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다면 어떤 연관성인지, 거기에 대해말씀해 주십시오.
비무장지대와 가까운 강원 북부에는많은 병력이 주 둔하고 있습니다. 올림픽 개최기간 동안 동원된많은 무 급인력의 상당수는 해당 지역에서복무하고 있는군인들이었습니다. 한국의 수도인 서울은평창보다 더 비무장비대와 가까우며, 서울을 포함한 인근 수도권 지역에는 한국 인구의¼ 가량이거주하고 있습니다. 전국에 걸쳐있는 미 군기지는 특히 강원 북부와 수도권 인근에집중되어 있습니다. 북한과의 갈등 문제와 함께 미군기지 문제는많은 한국사람들에게 생활에 밀접하면서도 이해하기 어 려운 부분으로 남아있습니다.
평창올림픽반대연대의많은 구성원은 반-군사기지 운동, 평화 운동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정부가 한미동맹과 북한과의 갈등 사이에얽힌 복잡한 정치적 이익에 기반하여 대외적인 선전과달리기만적인 행위를 일삼는 것에 저항해왔습니다. 평화올림픽이라고불리는 평창올림픽 개최가 임박한2017년4월에 한국 군과 경 찰의 적 극적인 협력으로 미군은 경상북도 성주군 초 전면 소성리에사드(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를 배치하여 동북아시아의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한국 최남단에 위치한섬인 제주도의 강정마을에는 해군기지건설에 저항하는 운동이10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역발전을 위한 민관복합관광미항을 목적으로 한다고말합니다. 하지만여러가지 정황이 강정 마을 해 군기지는 미 해군 함정이 드나들 수 있는 전략기지로 활용될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올림픽, 패럴림픽,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이 차례차례개최된 후, 2018년10 ‘월에 강정 마을 해 군기지에서 평화, 화합,’상생 을 내건 국제관함식(International Fleet Review)가 개최되었습니다. 관함식 개최기간 동안 미 해군의 핵추진 잠수함과 핵추진 항공모함이 입항하였고, 이는 그간 해군기지가 애초에 미 해 군 함정 입 항 기준에 맞추어 설계되었다는 의혹을 사 실로 확인시켜주었습니다. 이는 한국과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일입니다. 정부의 표면적인 선전과실질적인 행위 사이에얼마나 많은 기만이 있는지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보다 강한군사적 우위를 점하여 다른 이들을 헤치고 억압하여 얻는 식민주의적 평화를 원하지않습니다. 계속해서 투명하고 민주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가야실질적이고 의미있는 평화 또한실현 가 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반올림픽성화를도쿄의활동가들에게전달한경험에대해말씀해주십시오.
평창올림픽반대연대는2018년11월에 일본 도쿄를 방문하여 올림픽 반대 성화를 전달하였습니다. 도쿄 올림픽은후쿠시마 문제를 가리기 위한 국가주의적 기획으로써 보수적인 일본 사회에서올림픽 반대 운동을 한다는것은 매우 용감한 일이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일본의 경우올림픽반대 그룹에천황제라는 거대 시 스템에도 질문 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며. 페미니스트 입장에서 올림픽이라는거대 행사를 어떻게바라보아야 하는지 질문하는 사람들도 만 났습니다. 이 만남은같은 폭력적1,2차 전쟁을 겪은 아시아라는 공동체에서 또 식민지배를 했 던 국민과 식민 지배를 당했던 국민의 관계를넘어, 새로운 형태의 신자유주의 식민지에 대하여 질문하는 중요한 계기였습니다.
우리는 도쿄의 노숙인을 쫓아내고 공원을 철거한 후 경기장과 일본올림픽협회의새 건물, 각종 상업시설을 짓고 있는 올림픽 재해의 현장에서집회와 행진을 하고, 1964년 도 쿄올림픽으로 강제퇴거되어 이주한가스미가오카아파트에서또 다시2020년 도 쿄올림픽으로쫓겨난 주민을 만났습니다. 공원 폐쇄로 살 곳을 잃은 노숙인들이 모여있는 작은 공원에서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의 강제 ‘ ’ 철거 문제를 담은 다 큐멘터리 상계동 올림픽 상영회를 열었습니다. 올림픽 도로 건설로 철 거되는츠키지 시장을 비롯하여 도쿄만 인근의 올림픽 개발사업 현장을 답사했습니다. 2024년 올림픽을앞두고 대규모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파리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도 전해들었습니다. 우리는 소수의 이익을 위해 재편되는 도시가 아닌 모두의 도시를 계속해서 함께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올림픽 재해를멈추기 위해서 올림픽과IOC의 본질적인 문제를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최지나개최 예정지에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로의 전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는것과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한 풀뿌리 네트워크가 확장되는것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최근 올림픽 유치 입찰에 참여하는 도시 중에 민주적 의사결정장치가 부족하고 개발사업을염원하는 소수의 세력이 강한 권력을 가진 곳이많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공공성도 대표성도갖추지 못한IOC가 더 이상 우리의 공공영역을착취하지 못하도록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더욱 확대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화려한 올림픽 무대너머에서 실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어떤 문제들이 남겨지는지에 대해 계속 기록하고 끈질기게 추적할필요가있습니다. IOC의 가장 강력한 파트너가 부 패한 정부와 파렴치한 기업들이라면, 가장 강력한 적은개최지 사회에서 벌어지는 올림픽 재해의실상 그 자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IOC는 올림픽에거짓된 가치를 부여하고 진실을 은 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IOC가개혁될수있다고생각하십니까? 아니면올림픽시스템이완전히해체되어야할까요?
IOC도 올림픽도 근본적으로 개혁될 가 능성이 매우 낮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올림픽 시대를끝낼때입니다.
국제적인스포츠행사에대한대안에대해어떠한비전을가지고계십니까?
한국에서 동계 올림픽의 주요 종목들은 비인기 종목입니다. 평창올림픽을 통해 대중들에게 이름을알린 선수들은 개최 이후 자신이나 주변이 겪은 부당한 폭력과 구조적 문제를 대중에게 고발해왔습니다. 오래 묵은 문제들이드러나며 길고 긴 해결의 과정을향한 첫 걸 음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는비단 한국만이 겪고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제 스포츠 행사가 공공의 영역에서 제 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우선 각 국가 및 지역의 체육계가 건전한 구조를 되찾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또 국제 스포츠 행사의 기획과 이를 위한 시설 역시 개최지 지역의 지속을 전제로 해당 사회의 질서안에서 존재할 수 있다는것을 염두에 두어야 적절한 대안을찾아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림픽과같은초대형이벤트들에영향을받지않는도시에대한대안은무엇입니까?
우리 도시의 미래를팔아 이득을얻고자 하는 자들은 지금까지 많은 사 람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오고있는 공적자원 운용의검증 장치들과 공적감시를 무력화 하기 위해 계속 시도할것입니다. 한국은서울올림픽과 평창올림픽 뿐만 아니라 아시안게임, 월드컵, 유니버시아드, 모터스포츠대회 등 초대형 이 벤트를 유치하여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지 방정부의 시도가 반복되어 오고 있습니다. 초대형이벤트를 통해얻는 이득은즉각 기업과 정치인들에게 수렴되는데 반하여, 지역의 모두에게떠넘겨지는 거대한 후유증에 대해서는 아무도 책임지지않습니다. 평창올림픽 개최 당시 강원도지사였던최문순은2018년6월 지방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합니다. 많은 지 방정부는 평창올림픽의 사례를보고 앞다투어새로운 초대형 이 벤트 개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초대형 이 벤트 개최 이후 남겨진사회적 재해에 대해끈질기게 그 책임을물으면, 공적자원을 남용하여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얻으려는 무책임한 시도에 제동을 걸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2032년에 남북 공동 올림픽 유치에 대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여러분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정부가 남북공동올림픽 개최 추진 의사를 공식 표명한 이 후, 2019년2월15일에 한국의 문화체육부장관과 북한의 체육상이 공식적으로IOC에 공동유치의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어떤 방식이든 북한과의 갈등을 해소하고자 하는 한국 사회의 열망은매우 강 렬합니다. 분단은 이 사회의큰 비극이고, 한국 현대사를 가로지르는 수 많은 사회적 갈등의 직접적, 간접적 원인이었기에 소모적인 분쟁을종결하고 미래를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기대는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익집단의 이벤트나 소수 세력의 의사결정으로는항구적인 평화를 만들어 나갈 수없다고 봅니다. 앞으로 전징이 완전히 끝나고 갈등이 해소된 이후 평화의 시대에 우리가 어떤 사회를 만들어 나갈지도매우 중 요한 부분입니다. 지금부터 투 명하고 공정한 사회의 기반을 강화시켜나가지 않으면 긍정적인 전망을 가지기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이 사회의 민주적 의사결정장치를퇴보시키고 소수의 무책임한 자본과 권력에 공공영역을착취할 기회를 주는 올림픽이 우리가바라는 평화와 미래에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2018년의 남북정상회담 이후 채택 된 판문점 선 언에는 북한 지역을 개발하는 여러구체적인 계획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많은 국제 자본들은 이미 북한 지역의 자원 개발에 관심을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미래에 대한 여러 전망들이 미래 세대와 서식지의 지속가능성을 고 려하며신중하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올림픽 재해 현장에서 반복해서 나 타나온 문제들과IOC의 행태를 생각해본다면 남북공동올림픽 개최가 오히려 무분별한 개발과 자원 남용의 도구가 되지않을지 우 려하고 있습니다.
혹시 질문사항이 있으시거나, 저희와 의논하고싶으신 이 슈가 있다면 주저없이 말씀해 주십시오.
우리는 한국과 일분 뿐만 아니라 가까운 지역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올림픽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있습니다. 특히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 예정지인베이징과 연대하기 위해노력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저항활동이나 사회운동을 하는것은 많은 위 험이 따르는 어 려운 일이지만 무언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에저항하는 그룹이나 현재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사람들을 알고 있다면알려주시길 바랍 니다. 또한 이와같이 강한 억압이 작동하는 사회의 안과밖에서 함께 연대하는방법에 대해같이 고민해보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