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성화의 불꽃을 꺼라 : 올림픽 반대 국제공동성명

10년 전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하고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일어났던 후쿠시마의 ‘제이(J)빌리지’에서 2021년 3월 25일에 올림픽 성화봉송이 출발한다. 아직 일본에서 감염병 확산세는 수그러들지 않았으며,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80%는 ‘대유행’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7월 개최 예정인 올림픽에 반대한다고 대답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해외 관중을 수용하지 않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스폰서 기업 관계자들에게만 입국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했을 뿐, 아직 올림픽 개최 중지를 결정하지는 않았다.

성화봉송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을 위해 요제프 괴벨스가 발명해낸 것일 뿐인데 지금과 같이 불확실한 시대에 ‘극복’과 ‘희망’의 증표로 선전되고 있다. 후쿠시마에서는 성화봉송이 시작될 뿐만 아니라 야구 경기와 소프트볼 경기도 개최될 예정이다. 도쿄올림픽은 ‘부흥올림픽’으로 칭해지지만 애초부터 ‘재건’과는 아무 관련이 없었다. 도쿄올림픽 유치는 극우 성향의 도쿄도지사가 2006년부터 추진해온 국가주의적 정치 의제였다(도쿄는 2016년 올림픽 유치에 실패한 바 있다). 2011년 자연재해와 인재(人災)가 발생한 뒤에 일본 지배층은 올림픽 유치를 계속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유치 추진의 정치적 동기가 비극과 재해는 정상적으로 회복되었다고 여기게끔 만드는 데에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도쿄를 2020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함으로써 일본 정부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후쿠시마에서 올림픽 성화가 출발한다는 것 자체가 이에 대한 명백한 증거다.

한편 후쿠시마현에 위치한 올림픽 경기장 근처에서도 방사능 핫스팟(방사선 고선량 지점)이 발견되어 이 지역이 ‘부흥’되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오히려 올림픽은 가용 노동력과 여러 자원을 모조리 빼앗아가서 실질적인 후쿠시마 부흥의 걸림돌이 되어 왔다. 일본올림픽위원회와 올림픽 관계자들은 도쿄올림픽을 통해 국가적 재난을 그린워싱(green washing)하여 위장하고 은폐하려 한다. 방사능 오염으로부터 실질적으로 회복하려면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이 지난한 싸움에서 후쿠시마 주민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절망을 느낀다.

2016년 리우올림픽 때도 일반 대중의 올림픽 반대 여론이 강했고 민중봉기까지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개최는 강행되었다. 확실히 국제올림픽위원회와 정부 및 기타 올림픽 관련 단체들은 대중이 바라는 바를 신경쓰지 않는다. 우리와 같은 올림픽 반대 모임은 각 개최 도시마다 존재하며, 파리올림픽과 로스앤젤레스올림픽이 예정되어 있기에 점차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다. 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상황 속에서도 올림픽 기계는 계속 전진하며, 궁지에 몰린 사람들을 강제퇴거시키고, 공공주택과 공원을 없애고, 최신식 치안 수단을 도입하고, 문화적으로 중요한 장소들을 파괴하고, 스스로의 낡은 비전을 위장환경주의로 덮어버리고, 막대한 공공 부채를 만들어낸다. 이는 도쿄뿐만 아니라 모든 개최 도시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다.

세계 각지에서 올림픽과 젠트리피케이션, 감시와 통제에 맞서고 있는 우리들은 도쿄를 비롯한 모든 곳에서 올림픽 성화의 불꽃을 끄기를 요구한다. 우리는 단기간의 상업적인 스펙터클 보다 공중보건을 비롯한 다른 많은 것들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마땅하다.

2021년 3월 24일

反五輪の会
2020「オリンピック災害」おことわり連絡会
Non aux JO 2024 à ParIs
NOlympics LA
평창올림픽반대연대
Counter Olympics Network
Games Monitor
Extinction Rebellion Pantin et alentours (France)